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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를 관리한다고요?(feat.'실리콘밸리에선 어떻게 일하나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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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를 관리한다고요?(feat.'실리콘밸리에선 어떻게 일하나요')

쓸사 2023. 1. 29. 20:38

 조직문화란 무엇일까? 워낙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터라 나무위키 등에서도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나는 이렇게 해석하고 있다. '사람들이 조직 안에서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것' 예를 들어 조직 간의 공유를 원활히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라고 조직 내에서 생각하는 문화가 있다면 공유를 원활히 하는 사람은 칭찬받거나 인정받을 것이고 반대인 사람은 일을 못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거나 나아가서는 경고 등의 조치를 받게 될 수도 있다.(물론 공유 좀 안 한다고 그렇게까지 하는 회사는 없겠지만)

 

 나는 지금 10명 내외의 작은 회사를 다니고 있기 때문에 사람 한명 한 명의 영향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올바른 조직문화가 자리 잡지 않는다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조금 더 영향력이 있는 사람의 방향대로 흐르기 쉬운 구조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여기서 올바른 조직문화는 무얼까? 그게 요즘 내 관심사 중에 하나다. '올바른 조직문화는 무엇이고 그것을 도입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마침  최근 시작한 독서모임의 첫 모임에서 실리콘밸리에선 어떻게 일하나요 가 선정되어 읽고 얘기를 나누었다. 실리콘밸리 특히 저자가 일했던 메타 내에서 경험한 조직문화를 사례와 함께 정리한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책의 절반정도는 서양문화의 특수성에 기반한 터라 크게 와닿지 않았지만 나머지 절반은 당장 시행하면 나와 조직에게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7가지의 조직문화를 설명하는데 그 차례는 아래와 같다.

1. 보텀업 컬처(BOTTOM-UP CULTURE)
2. 피드백 컬처(FEEDBACK CULTURE)
3. 플랫 컬처(FLAT CULTURE)
4. 매니지업(MANAGE UP)
5. 평행 트랙(PARALLEL TRACK)
6. 강점 기반 컬처(STRENGTH-BASED CULTURE)
7. 임팩트 드리븐 컬처(IMPACKT DRIVEN CULTURE)

 이 중에서 나는 '매니지업'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 '상사가 나를 잘 도와주도록 내가 상사를 돕는다(help your manger help you)'라는 내용이다. 업무와 관련한 중요한 정보를 상사에게 제때 제공해서 나중에 도움이 필요할 때 쉽게 요청할 수 있고, 상사의 도움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피드백을 주며 이 사이클을 지속시키는 것을 '매니지 업한다'라고 표현한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나도 나름 상사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상사로부터 신뢰를 얻고 자율성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훌륭한 팔로워쉽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믿었다. 때문에 상사가 어떤 것이 필요할지, 어떤 것을 궁금해할지, 어떤 것을 불편해하는지를 파악하는데 에너지를 많이 썼다. 이런 업무 방식은 어떤 관점으로는 소위 '정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되어질 때도 있었다. 내 딴에는 이런 해석이 매우 불편했는데 이를 극복하고자 본업도 잘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게 된 동인이기도 했다.

 

 여하튼 그런데도 책의 이 부분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단순히 매니저의 입맛에 맞게 노력하는데 그치지 않고 매니저와 관련한 주제로 많은 얘기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때문이었다. 새삼스럽다. 당연히 얘기를 나눠야 알 수 있는데말이다. 이처럼 당연한 것이 나에겐 당연하지 않았다. 얘기를 나누는 것보단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많았고 오해를 하거나 비효율적인 에너지를 쓰게 된 경우도 있었다. 매니저에게 현재 업무와 관련된 얘기는 당연하고 나는 현재 어느 위치인지 부족한 것은 무엇이고 잘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나아가 나는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길 희망하고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있다고 생각하는지 등 말이다. 저자는 메타에 근무하여 이 매니지업을 매우 잘 실천해 왔고 덕분에 오해를 줄이는 경험을 했을 뿐만 아니라 본인이 바라왔던 업무를 맡을 수 있도록 상사로부터 든든한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감명을 받았으니 바로 실천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thanks to 10배의 법칙) 최근 며칠 조직 내 몇가지 의사결정과 진행되는 과정에 불편함이 있었고 오히려 내가 조직에 적응을 못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던 참이었다. 이 부분을 나름대로 객관적/주관적인 관점으로 정리하여 대표님께 면담을 요청했다. 결과부터 얘기하면 매우 만족스러운 면담이었다. 대표님은 감사히도 얘기를 차분히 들어주시고 공감해 주셨고 내 걱정과는 달리 이런 부분을 솔직히 얘기해 줘서 고맙다는 말씀을 주셨다. 불평불만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시간을 줄이고 얘기를 나누며 앞으로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 건설적인 얘기를 나누었다.

 

 앞으론 이 매니지업이라는 개념을 더욱 충실히 지켜서 일해보려고한다. 내가 믿는 좋은 조직문화란 오해와 억측으로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 얘기를 나누며 합을 맞추거나 또는 다른 방향으로 방법을 찾는 등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만드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팀원 간 특히 상사와 나와의 관계에서 보다 투명하게 얘기를 나누고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